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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다's IDEA ♡

2020년 4월 8일 수요일 감사일기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인생을 두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그 반대로
더 생각을 못 하고 살게 되는 날도 많다.


때로는 당장의 기본적 케어에 버거워 하며
아무 생각도 고민도 못 하고
아이를 대할 때가 많다.

욕심은 많아서
육아관련 참고 도서는 많이 사두고
계속 사들이면서도
당장은 퇴근 후 씻기고
음식 챙겨 먹이고
재우기 바쁘다.


매일을 사는 게 아니라
살아내는 기분일 때가 많아

아이에게 미안한 맘 뿐이다.

어린이집의 일과를 잘 못 따라간단 얘기에도
내가 너무 모자란 엄마라
내가 잘 교육을 못 시켜 그런가 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럼에도
매일
아주 조금씩 감사할 거리들이 보인다.


요새들어
내 머리에 흰눈이 내린 것처럼
흰머리가 가득해졌다.

나이를 들어감이
늙어감이,
더욱 더욱 내 살갗에 느껴지는 요즘이었다.

그래서 더 서글픈 마음이었다.

하지만 또 한편엔 다른 마음들이 자란다.


어젯밤엔
아이와 즐겁게 목욕하고
머리를 말리다 보니

 

그냥 이만큼 잘 지내고
즐겁게 머리를 말려 줄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문득,
정말로
하나님께 감사했다.

나는 여전히 매일 부족한 엄마지만
엄마란 이유 하나만으로
이토록 나를 사랑해 주고
안아주고
예뻐해 주는 아이가 있고
사랑하는 아이가 있다는 것만으로
나의 늙음이 크게 슬프지 않게 느껴졌다.

그래,
삶의 즐거움은
젊고 아름다움에만 가득 집중되어 있지 않다.

행복의 총량은 늘 비슷하게 존재하는데
그걸 볼 수 있냐, 느낄 수 있느냐의 문제에 따라
다르게 행복의 크기를 느끼는 게 아닐까?

행복의 총량이 어느 때는
사랑에
육아에
직장생활에
성취에
배움에
효도에

각 부분에 조금씩
그리고
또 어디엔 많이 나눠져서 그만큼의 행복의 총량은 유지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눈 비비고 보면 그 자리에서
내가 봐주길 기다리는 걸

나는 못보고 그렇게 지나간다.

오늘도
내일도
내 행복의 많은 부분을 찾아보고
감사하는 인생을 사는 나이길,
그 속에서 안주하지 않고
아름다운 성취들을 이루는 나이길,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그러하길

기도한다.